살면서 유일하게 3번을 본 드라마가 있다.
국내 OTT 채널인 넷*** 정주행 후 유튜브로 요약본을 본 후 아쉬움이 남아 다시 정주행 해서 정확히는 2.5번을 본 유일무이한 드라마다.
제목이 주는 선입견과 페미니스트들이 던졌던 설레발에 휘둘려 본방사수 못한 것이 주인공들과 제작사에 미안함을 느낄만큼 아꼈던 드라마였다.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는 박동훈(이선균)처럼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했던, 살면서 몇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을 그런 드라마였다.
잘 만들고 재밌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수없이 많은데도 막상 인생드라마를 꼽으라고 하면 제일 먼저 이 드라마를 떠올리는 건, 드라마를 보며 그렇게 다양하고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교차한 드라마는 없어서였던 것 같다.
거의 모든 곡이 명품이었던 ost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던 수많은 명대사들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박동훈이 지하철에서 나지막히 던지던 '고맙다'라는, 한마디로도 심장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었던 대사 역시 나의 아저씨는 내게 그런 드라마였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그대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나보다.
연말에 폭탄 같던 그의 죽음소식에 슬픔보단 분노가, 애도보다 원망이 앞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밤이 되면 그대가 남긴 발자국을 쫒으며 울고 있는 내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대가 같은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해야겠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을 쉬며 살았을지언정 그대의 아픔과 상처를 진즉 안아주지 못하고 죽어서야 그 아픔을 안아보는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 아프다.
나의 아저씨 이선균 씨 “우리 곁에 머물러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대가 보여준 따뜻했던 미소와 다정한 음성. 잊지 못할 감동만 오래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잘 가요 이선균 씨, 나의 아저씨. 그대야말로 이제 편안함에 이르길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아침에는 이선균이 부른 '바다여행'을 들었다. 이제 돌아오지 않을 여행을 떠난 그의 영면을 기원한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죽음으로까지 내몰렸는지 잊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새해를 맞이한다. 또 그렇게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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