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기러기

한철수

편집국 | 기사입력 2024/10/20 [14:49]

잿빛 기러기

한철수

편집국 | 입력 : 2024/10/20 [14:49]

노을 비낀 저녁 기러기 울어 울어

수만리 길 내 친구 찾아 왔더니

은모래 빛 모래는 어디로 가고

아롱진 회색 모래에 못해 먹물 판이로구나.

 

친구 찾다보니 잿 두루미 되었네

내 친구야 어디 갔니 소리 좀 내어보렴 큰소리로

멀리서 소금타고 날갯짓으로 왔는데

너 어디 있니 꽥하고 날개 털어봐

 

옛 친구 내 친구야 모진 세월 허덕이며

물방개 잡아 나누며 물보라 쳤잖아

어찌 이지경이 기름 사지 날지 못하는구나

가는 세월 따라 너 먼저 먼저 먼저

원망의 잿빛 모래는 내 친구를 데리고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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