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청설모

제3부 밤하늘의 별/어느 날 돌아온 돈 봉투

최병우 | 기사입력 2026/04/19 [11:32]

노인과 청설모

제3부 밤하늘의 별/어느 날 돌아온 돈 봉투

최병우 | 입력 : 2026/04/19 [11:32]

▲ 최병우 시니어기자

 

퇴근길 서울에서 수원까지 전철을 타고 퇴근해 오는 동안 내 마음은 온통 흐뭇한 미소로 가득했다. 이 돈을 아내에게 전해주면 어떤 모습을 할까? 전해줄 때 그냥 주지 말고 깜짝 놀라게 해볼까? 이런저런 생각 속에 집에 도착했다.

 

아내에게 돈 봉투를 전해주었더니 아내가 물었다.

 

웬 돈이요? 혹시 나쁜 돈이요?”

아냐, 공짜로 누가 줘서 받아왔지.”

공짜라니 누구인데?”

여자야라고 내가 답했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그렇지만 속마음을 감추고 조용히 나에게 물었다.

어떤 여자인데요?”

, 영주에 살 때 우리 돈 빌려 갔던 그 공장 부인, 그 여자가 돈을 가져왔어.”라고 내가 답했다.

 

아내는 나의 두 손을 움켜쥐더니 탄성을 질렀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 여자가 어떻게, 그 돈을 가져오다니?”

 

나는 낮에 그녀로부터 돈을 받았던 과정을 아내에게 상세히 말해주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을 덧붙였다.

 

당신은 얼굴만 예쁜 게 아니고 마음도 고운가 봐. 그 여자가 당신을 고맙고 잊지 못할 새댁이라고 불러주던데.” 내 말이 끝나자마자 아내는 발그레한 얼굴로 바짝 다가와 내 가슴에 고개를 묻었다.

 

이런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느새 공원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43년 전의 추억은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우리 부부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모처럼 곱게 화장을 한 칠순의 아내가 나에게 몸을 기대며 이렇게 말하였다.

 

 

여보! 나 오늘은 이대로 잠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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